인간의 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박문호 박사님께서 배에 대해서 강의 해주심
Posted on 2025년 3월 11일 1:42 오전

감정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상태입니다. 또 우리는 평생 감정적인 문제를 의식하고 있죠. 의견 충돌 등의 감정적 소용돌이 속에 살면서 감정을 어느 정도 제어해보고 싶어 하죠. 간단치 않고 거의 평생을 노력해도 대부분 별 효과가 없이 속수무책인 것을 느낍니다. 감정이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어떻게 잘 제어하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향상되거나 아주 험악해지기도 하죠.
조금 더 생리적으로, 브레인 사이언스적으로 좀 살펴보고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는 방식은 진화론적인 관점입니다.
과학적 접근이 쉽지는 않습니다. 감정은 일어나는 것. 시간적 상황이고 의외로 오래 가지 않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좋은 소식이죠. 물론 노력에 의한 감정도 있지만 대부분 감정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것. 순간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제어를 못하면 어렵다는 거죠. 감정에 관한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 빠르고 제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감정의 방아쇠가 당기는 순간을 봐야 하는데 이것은 오래 수행한 스님들도 어려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아쇠에 불이 붙기 전에 예측을 해야 됩니다.
감정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진화적으로 그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없으면 우리는 결정을 하기 힘들어요. 감정의 진화 관점에서 크게 세 가지 팩터로 보면 통증 조절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통증이 우리 손가락이나 발가락 말단에서부터 리얼하게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브레인 척추 쪽에서 올라와서 브레인 스템 쪽으로 편도체쯤 올라가면 그게 고통으로 바뀌어요. 통증에서 고통이 되는 것. 정보를 더 많이 링크하는 거죠. 그럼 고통이 돼요. 그래서 통증은 느끼지만 고통은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는 사람이 많아요. 통증은 굉장히 생리적인 거고, 고통은 그 위에서 그 사람이 얼마나 험악한 일을 많이 당한 사람은 보통 사람이 느끼는 통증도 참을 수가 있는 거예요. 예를 들면 관우 운장이 독화살을 빼내는데 바둑을 뒀다 그러잖아요.
그러면 통증은 있었는데, 고통은 참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처음 브레인을 공부해보면 통증하고 고통을 분리하라. 다른 프로세스다. 리얼하게 통증에서 중간 단계 고통으로 더 넓게 정보가 처리되고 그 위에 올라가면 최고위 브레인 피질들이 있습니다. 전전두엽이나 전대상회로 올라가면 이게 고뇌로 바뀝니다. 그래서 통증 고통 고뇌. 고뇌 정도 되면 우리 부처님이 그것을 하나의 진리 차원까지 승화시켰죠. 그래서 불교에서는 고성제 苦聖言帝라고 하죠 어떻게 통증이 고통으로 바뀌고 올라가면 인생 전체에 대한 삶의 태도가 되는 거죠. 그걸 이제 고뇌라 그러죠. 그래서 그런 출발점이 통증 조절에서 시작을 하는 거예요.
두 번째 감정은 감정의 가장 코어는 통증에서 시작한다고 보시면 돼요. 그러면 나한테 해를 입힌 것에 대해서는 회피 반응이 일어나요. 나한테 이득이 되는 것에는 접근을 해요. 그래서 우리의 감정의 뿌리는 명확하게 접근하고 회피 반응에서 출현하는 겁니다. 감정이 행동으로 바뀌는 핵심은 매 순간 어떤 행위에 대한 비용하고 그 결과에 이득을 저울질한다는 것. 이 시간은 굉장히 길어질 수가 있고, 또 저울질을 잘 못하기 때문에 사기꾼한테 속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이야기가 그럴 듯 하니까 접근을 하죠. 근데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숨기고 있어요. 어떤 행위에 대한 이득하고 손실을 계산하는 것이 다층적.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처음에는 많이 속는 척. 고수들은 어떻게 합니까? 처음에 아낌없이 주잖아요. 나중에 이기는 거죠. 이득하고 손실의 계산이야말로 브레인 진화에서 가장 핵심입니다. 그래서 이득을 유도하기 위해서 나온 게 보상 시스템입니다. 일반적으로 손해보다 이득이 2배 정도 많아야 행동을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햄릿형으로 계속 생각만 하는 거죠.
접근과 회피반응이 우리가 하는 모든 감정의 뿌리입니다. 접근해서 얻는 이득하고 그 접근해서 얻는 손실을 계산을 해야 되는데 그게 남녀관계든 사업이든 자기 건강 문제든 모든 걸 따졌을 때 그 두 가지를 저울질 하는 것이 올라가면서 굉장히 복합적으로 돼 있죠. 눈에 보이는 즉각적 보상 쪽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하수.
두 번째, 우리는 복합적으로 느낌에 의지를 하게 되죠. 낌새를 느꼈다. 이런 상태는 사실 내장 감각과 관계가 있습니다.
통증 조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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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진화 → | 내장 신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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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신경 |
첫 번째 통증 조절 두 번째 내장 신경이 관여됩니다. 내장이라는 것은 허파 심장 위 소장 대장 지라 콩팥 이 5~6가지가 다 관여합니다. 그쪽으로 다 신경이 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장 전체로 나가 있는 신경이 우리의 느낌 감정 그 위에 가장 주춧돌을 놓는데 그 신경을 미주신경이라고 합니다.
미주 어지러울 迷 달릴 走, 그래서 Vagus nerve. 미주신경이 뱃속에 있는 모든 장기에 신경이 나가있습니다.우리가 배가 고프면 혈중에 글루코스 농도가 떨어지죠. 허파나 심장 쪽으로 가는 쪽에서는 호흡을 할 때 이산화탄소 산소 농도를 측정하죠. 그게 내장신경입니다. 내장신경에서 가장 핵심이 미주신경입니다. 그래서 세 번째로 다시 미주신경을 써놨는데 이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달린다. 베이가스란 말이 방랑자란 말이거든요.
출발은 뇌 연수 쪽에서 시작 해서 3~40cm씩 내려가서 우리 모든 복부 안에 있는 장기 속으로 다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속이 편하다 배가 아프다 아픈 걸 느끼는 거는 배가 아니고 브레인이잖아요. 그러면 이 창자하고 브레인 사이에 연결돼 있어야 배가 아프다는 걸 느끼잖아요. 그 연결이 미주신경입니다.
우리 감정은 접근하고 회피 두 가지 기본이라 그랬어요. 접근할 때는 에너지가 들잖아요. 싸우든지 화를 내든지 접근할 때는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우리를 접근하게끔 해주는 것을 교감신경이라고 그래요. 그럼 교감신경은 항상 우리가 액티베이션 돼 있고 에너지를 쓰니까 그걸 많이 쓰면 탈진을 해버리겠죠. 그래서 많이 쓰기 전에 적당하게 상황이 끝나면 우리 신체 상태를 곧장 편안한 상태로 돌려주는 게 부교감신경.
교감신경은 어떤 식으로 가느냐 하면 우리 브레인 전체와 관련이 있긴 한데 특히 척추에요. 척추신경이 쭉 내려와 거의 40cm정도 됩니다. 척추신경 바로 옆에 양쪽으로 두 개 염주처럼 요렇게 나오는 두 가닥 노란 가닥이 있습니다. 교감 신경 체인 혹은 교감 신경 기둥이라고 합니다.
척추 -> 척추신경기둥(시냅스) -> 내장 전체
척추에서 교감신경 기둥까지 신경이 나가고 교감신경 기둥에서 시냅스를 합니다. 연결을 하고 교감신경 기둥이 우리 척추 마디를 타서 쭉 양쪽 따라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갈빗짝 안에 보면 그게 노란 줄이 보입니다. 척추 신경 기둥에서 신경이 쭉 빠져나가는데 그게 우리 내장 전체로 나가 있습니다. 그게 교감 신경입니다.
굉장히 긴장을 하면 설사 나는 이유가 교감 신경이 너무 흥분해서 배를 자극해서 그런 겁니다. 간단히 하겠습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상황이 끝나면 곧장 에너지를 세이브 해야 되죠. 부교감 신경이 작동합니다. 부교감 신경은 7번 안면 신경. 침을 많이 분비하게 합니다. 그다음에 그 밑에 있는 9번 설인신경이라는 신경이 있습니다. 설인신경은 맛, 혈압, 호흡, 내부 장기 신호 이 4가지를 다 처리합니다.
특히 중요한 신경이 10번 신경입니다. 10번신경이 몸 안 전체에 들어서 흥분된 상태를 다독거려 줍니다. 편안하도록. 음식을 먹고 나서 쉬고 있을 때. 소화할 때 바로 부교감신경 미주신경이 위, 창자에 가서 맹활약을 합니다. 이렇게 부드럽게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하는 거죠. 그래서 미주신경은 심장 박동을 줄여줍니다. 만약 미주신경이 굉장히 강하게 작동을 해버리면 심장이 멎을 수도 있습니다.
감정을 진화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지구상의 다세포 동물들이 공통적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보이는 생존 반응의 뿌리에 ‘멈춤’이 있다는 점입니다. 곤충부터 인간까지, 위험을 감지하면 가장 먼저 멈추고, 심지어 죽은 척하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때 곰이 나타나면 죽은 척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죠? 그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첫 번째 반응은 바로 정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공격하거나 움직이면, 상대가 이를 위협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멈추는 것이 생존에 유리합니다. 하지만 멈춘 상태로만 있으면 도망치거나 먹잇감에 접근할 수 없겠죠. 그래서 진화의 다음 단계는 ‘해동’입니다. 긴장으로 얼어붙었던 몸과 신경이 풀리면서 비로소 도망가거나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 두 가지 반응—접근과 회피—는 동등하지 않습니다.
회피가 훨씬 더 많습니다. 포유동물 약 4천 종 중 맹렬히 접근하는 종류는 맹수들뿐입니다. 대표적으로 개과(늑대, 여우)와 고양잇과(사자, 호랑이)가 그렇죠. 반면, 대부분의 동물은 피식자입니다. 인간 역시 진화 과정의 대부분을 피식자로 살아왔습니다. 200만 년 전 불과 도구의 사용, 6만 년 전 활의 발명 이후에야 우리는 본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엔 도망치는 것이 생존 전략이었죠.
그래서 시험을 앞두고 설사를 하거나, 낯선 자리에 가면 얼어붙는 반응은 회피 전략의 연장선상입니다. 심지어 우울증도 사회적 회피로 볼 수 있습니다. 회피는 접근보다 약 7:3 비율로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회피가 과도하면 동물처럼 사회적 관계 형성이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토끼나 노루는 위험을 감지하면 멀리 도망가버려 사회적 구조를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달리, 늑대나 들소처럼 사회적 무리를 이루는 동물은 어느 정도의 안전거리를 허용합니다. 인간은 이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도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성의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미주신경입니다.
미주신경은 교감신경의 과잉 반응을 조율하며, 회피 반응을 제어해 줍니다. 이는 마치 빠른 자동차가 강력한 브레이크를 갖고 있어 제어 반경이 넓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 배쪽 미주신경, 즉 ‘백종 미주신경’입니다. 이 신경이 잘 작동할수록 우리는 넓은 사회적 행동 반경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배쪽 미주신경은 후두를 조절하는 신경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목소리와 언어를 가능하게 하는 신경입니다. 언어는 우리가 복잡한 상황에서도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핵심 도구입니다.
요약하자면, 감정의 진화는 ‘멈춤’에서 시작해 ‘접근’과 ‘회피’로 확장되며, 그중 회피가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미주신경의 발달과 언어의 출현 덕분에 회피를 조절하고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by willychoi
